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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AN이 함께 한 공연/PAN_공연후기

[제12언어연극스튜디오] 제12언어 '산문연극' 시연회

by PAN_Official 2024. 2. 29.

 

지난 12월, 일 년 중 밤이 가장 길다는 동짓날. 긴 밤의 시작을 특별하게 열어준 공연이 있습니다.

PAN이 함께한 23년의 마지막 프로젝트, <제12언어 ‘산문연극’ 시연회>를 소개합니다.

 

새로운 연극 어법을 빚어내는 시도 : 산문연극 프로젝트

제12언어연극스튜디오는 그간 ‘문장을 발화하는 연기’를 화두로 오랫동안 12언어만의 연극 작업들을 이어왔는데요. 그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연극 어법을 빚어내는 것을 목표로 2022년부터 “산문연극 프로젝트”를 진행하고 있습니다. 기존 낭독 공연이 소설가가 쓴 소설 텍스트를 재료로 삼았다면 이번 시연회에서는 처음부터 연극 작가들이 산문의 형식으로 글을 쓰고, 그 문장들을 배우들의 발화나 연기를 통해 무대화하는 시도를 선보였습니다. 프로젝트를 마무리 짓는 단계인 2024년 올해에는, 한자리에서 시연되었던 작품들을 다듬어 총 3차례 개별적인 공연으로 관객분들을 찾아뵐 예정입니다.

왼쪽 사진
왼쪽부터 강희제&#44; 이윤재&#44; 이수현 배우
어두운 배경&#44; 세 명의 배우가 각각 보면대를 앞에 두고 나란히 서서 연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.

오른쪽 사진
제12언어연극스튜디오의 연습실 안
뒷쪽 벽에 프로젝터로 스크린이 비추어져 있다
스크린에는 닭의 실루엣과 글자들이 겹쳐져 어두운 배경 위 하얗게 보여짐.
3명의 배우가 뒤돌아 그 벽에 양팔을 들고 붙어있고&#44; 한 배우는 앉아서 스크린과 그들을 바라보는 모습.
2022년, 나운규의 산문 및 시나리오 입체낭독공연과 같은 해 12월 극단원 산문연극 워크샵

 

 

시연회의 준비

시연회를 위해 저희가 사용한 공간은 서울예술인지원센터 5층에 위치한 프로젝트 룸으로 사전 답사 때만 해도 텅 비어있던 곳이었어요. 당일 현장 운영을 위해 도착해 보니 아무것도 없었던 공간은 각종 조명과 음향 장비, 소품들, 기획⋅홍보 작업을 하며 이름으로만 수없이 뵈었던 배우⋅스태프분들로 채워져 활기차면서도 분주한 분위기였습니다.

왼쪽 사진
사전 공간답사 장면.
프로젝트 룸 내부 사진&#44; 하얀 벽면 2곳이 보이고 넓은면에 파란색 프로젝트 스크린이 떠있음

오른쪽 사진
공연 당일 리허설 전 
배우와 스탭들이 앉거나 서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동선 또는 장비를 체크하는 모습
(좌) 1206 공간 답사  (우) 공연 당일 최종리허설 전

          

최종 리허설 준비가 진행되는 동안 저희는 건물 1층부터 5층까지 오르내리며 가능한 모든 곳에 포스터 작업을 진행했어요. 이번 시연회를 놓치신 분들도 지나치며 보시고 관심 가져주십사, 기억해 두시고 본 공연에 한 번씩 더 눈길 주시길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. 

 

런쓰루를 마친 후에는 모든 스탭들이 다 함께 움직이며 약 50개의 객석을 빠르게 정비하면서 하우스 오픈 준비를 마쳤고, 추운날씨에도 불구하고 노쇼 없이 준비한 객석 모두 남김 없이 채워졌습니다.

 

 

제12언어 ‘산문연극’ 시연회

시연회는 총 3편의 작품들로 구성되었습니다.

 

- 화성 탐사를 위한 비행 중 고장난 우주선에 남겨진 두 남자의 절망적인 상황을 보여주는 '화성에서의 이인극'

- 공연을 위해 광장을 지나 미술관까지 향하는 한 남자의 짧은 여정과 그 내면을 잔잔하게 묘사한 일인극 '산문 극장 연습'

- 일본의 작은 현에서 자란 여학생의 어느 기억을 생생한 주변 묘사와 함께 들려주는 '아침이 있다'

 

말에 진심인 단체답게 한 사람의 낭독으로 평이하게 흘러갈 것이라 생각되었던 텍스트들은 적절하게 쪼개어져 말 그대로 '문장 텍스트가 발화의 재료'가 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. 거기에 음향과 조명, 영상. 배우의 연기와 몸짓 등 잘 어우러진 연출적인 장치들은 그 말들에 재미를 더하고 백색의 공간을 각 작품에 맞추어 전혀 다른 공간으로 볼 수 있게 도움을 주었다.

왼쪽부터 첫번째 사진 화성에서의 이인극
해당 사진의 왼쪽부터 강희제&#44; 백종승 배우
전반적으로 파란 조명에&#44; 프로젝터 스크린에는 흰색 배경에 &#39;특식 데이 아직 4일 남았잖아... 그래도 지금 먹을래?&#39;라고 쓰여있다.
강희재 배우는 앉아서 백종승 배우는 서서&#44; 두 배우 모두 정면을 향해 위치해서 대본을 읽고 있는 모습

두번째 사진 산문 극장 연습
이윤재 배우는 사진의 왼쪽에 위치하여 어두운 조명 속 실루엣으로만 보이고 있다.
오른손에는 종이를 들고&#44; 왼손은 안경을 만지며 스크린을 바라보고 있다.
스크린에는 &#39;안녕하세요.&#39; &#39;네 안녕하세요 이제 가세요?&#39; &#39;아아 네&#44; 가보려구요. 다녀오시는 길인가봐요?&#39;라고 대화의 문장이 보여진다.
사진의 오른쪽 하단&#44; 배우와 조금 떨어져 마주 본 형태로 등받이가 있는 나무 의자 하나가 놓여있다.

마지막 사진 아침이 있다
앞쪽부터 차례로 전수지&#44; 김현숙&#44; 이수현 배우.
스크린 안에 스크린이 있는 형식으로 같은 무대 모습이 총 3겹으로 보여진다. 실제 무대 위에 있는 것은 전수지 배우 뿐이며 나머지는 스크린을 통해 출연한다.
어두운 프로젝트룸&#44; 조명 아래 전수지 배우 혼자 보면대와 마이크를 앞에 두고 앉아 있다.
바로 뒤 벽면의 프로젝터 스크린 안에서 김현숙 배우가가 비슷하게 앉아있고&#44; 그 스크린 속 다른 스크린에는 이수현 배우가 쪼그리고 앉아 하얀 박스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. 
가장 끝에 보이는 스크린에는 검정색 배경 위 흰 글씨로 &#39;재채기&#44; 9개월 전&#39;이라고 쓰여있는 모습. 
스크린 속 이수현&#44; 김현숙 배우는 교복을 입고 비교적 앳된 모습인 반면&#44; 전수지 배우는 평상복에 좀 더 차분한 분위기를 보인다.
(왼쪽부터) 화성에서의 이인극, 산문 극장 연습, 아침이 있다

 

더 좋은 작품들로 발전시키기 위해 관객분들의 의견을 들으며 약 30분간 “산문연극을 위한 수다”자리까지 가지며 2시간 조금 넘는 시간의 시연회를 마무리했습니다.

 

 

 

든든하고 따뜻한 스태프분들과 함께, 그리고 추운 날씨에도 기꺼이 발걸음해 주신 관객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2023년 PAN의 마지막 프로젝트까지 무사히 마쳤습니다.

 

올 한 해에도 더욱 즐겁고 쓸모 있는 문화 예술 콘텐츠로 인사드릴게요!

다가올 12언어와 함께하는 산문연극 극장 시리즈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.

 

 

시연회 스틸컷 보러가기